[스토리]

스니커즈 아티스트 가이드

2022-01-16 18:54

스니커즈는 이제 아트 피스로 분류될지도 모른다.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고 더 이상 신기 위한 기능적인 부분은 오히려 스니커즈의 의미를 저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실착용 신발과 소장용 신발을 따로 사는 것이 이제는 익숙해졌으니까. 

 

예술로서 스니커즈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혹시 내가 놓치고 있는 인물이 있다면, 댓글로 꼭 남겨주시길! 국내 아티스트먼저 다뤄보겠다! 해외는…너무 많잖아… 

 

 

ROIAN 로이안 / @roianx

내가 유명해진다면 반드시 협업 혹은 인터뷰를 진행해보고 싶은 아티스트. 초반에는 디지털로 스니커즈 일러스트레이터 작업을 많이 하다가 점차 하드 타입으로 작업물들이 나오고 있다. (정확치는 않고…내가 봐온 바로는 이랬다.) 그중 최고는 랩핑 된 스니커즈에 아크릴 물감, 포스카 펜으로 새로운 영혼을 불어넣는 작업이 아닐까? 신발에 직접적인 손상을 주지 않고 또 다른 감성을 표현할 수 있게 만든 것은 정말 똑똑한 아이디어인듯… 여튼 너무 팬이다. 당신도 팬이 되었으면. 

 

 

Rudy Lim / @rudyindahouse_

오늘 소개하는 사람중에 가장 글로벌리하게 알려진 국내의 스니커 아티스트가 아닐까 싶다. 몇번 뵌적은 있지만,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성격에…멀리서 눈으로만 보았던 기억이 있다. 업템포 올림픽 해부표본 (본인이 말하셨던) 게시물을 풋셀에 올렸던 것을 첫 인상으로 기억하는데, 찾아보니 그게 아마 첫 스니커즈 아트였던 것 같다. 역사적인 첫 작품부터 함께 봐온 것 같아서 뿌듯하기도 하고… 이후 나왔던 에어 조던 11 디엠피 작품은…아직도 정말 최고인 것 같다. 몬드리안도 빼놓을 수 없지… 

 

LUDOS (Kim Jae Jin) / @ludos_1990

자신이 가지고 있는 스타일이 그대로 그림에 표현되는 사람이라고 하면 너무 거창한가? (난 그림도 잘 모르는데…?) 루도스님의 그림은 어디에 있던 그의 작품인 것을 알아볼 수 있다. 초창기에는 신발에 눈과 팔이 달리거나 하는 다소 기괴한 일러스트를 선보였고, 음 괜찮네 하고 지나가는 정도였지만, 최근에 그린 그림들을 보면 굉장히 밀도있는 그림들을 선보여 고퀄리티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누군가의 그림체를 알아볼 수 있다는 것도 정말 신기한 일인듯…!? 최근엔 아크릴로 만든 하드타입 작업물들도 에디션으로 만들어내는 것 같다. 빠르게 품절되니… 더 뜨기전에 살수 있으면 사보도록 하자. 

 

Erik Park (Sneaker crafts) / @snkrcrafts

디지털 작업물인데… 그림이 따뜻하다. 이건 그의 작업 스킬이겠지만, 감성적인 컬러감과 터치가 돋보인다. 핸드폰 케이스도 판매하셨던 것 같다. 일러스트를 주로 그리다가 최근엔 렌티큘러 프린팅, 스크래치 페이퍼도 선보이고 있다. 왜인지 모르겠는데 감성적인 스니커즈 그림이 보인다면 Erik Park님의 작품이 아닐까? 그리고 이분… Nike Craft Wear Tester이다… 우여곡절 끝에 Phase 2에 참여하게 된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의 Test 되어져 가는 Mars Yard 1.0 신발이 보고 싶다면. @myknolling 을 팔로우 하시라. 자부심과 멋짐이 느껴진다. 

 

 

비펠라 B Fella / @b_fella_

국내에 스니커즈 커스텀을 하거나, 페인팅 그리고 복원을 해주는 사람들은 많다. 그 수많은 사람들과 B.Fella가 다른 점은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보니,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작업물을 선보인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가장 먼저 멋지게 해냈다는 것이다. 해외에서 유행하는 커스텀 기법도 가장 빠르게 만나볼수 있고, 동일한 매쉬 소재를 찾아 마스야드를 복원해내는 기술력까지 그리고 팀원들과 만들어내는 여러 행사들은 우리에게 항상 즐거움을 준다. 다른 커스터마이저들과는 격이 다르게 올라운드 플레이어라고 볼 수 있다. 

 

Kim Jungyoun / @vagab

문득 글을 다쓰고 정리하려고 하다가 이분은 빼먹으면 안될 것 같아서 쓴다. sneakerhead중에 가장 유명한 일러스트레이터가 아닐까? 심지어 나이키랑도 콜라보레이션을 했잖아! 감성적인 그림들에는 항상 HYPE한 신발이 빠지지 않는다. 일러스트도 좋고, 하드 워크도 좋지만, 최근엔 NFT쪽으로도 진출하신 것 같다. 개인적으론 이분의 수체화가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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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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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찰가 베스트 5
얼마전 우리의 곁을 떠난 버질 아블로가 남긴 루이비통과 나이키가 협업 에어 포스 1은 F&F 모델을 제외하면 아직까진 세계적인 경매사 소더비를 통해 200족이 판매되었다.해당 경매에서 최고가는 무려 약 35만 2천 달러 (한화 약 4억 2천만 원)에 낙찰된 US 5 사이즈의 1번 품목이였으며, 최저가는 약 7만 5천 달러 (한화 약 9천만 원)의 US6.5 사이즈인 11번 품목이었다.여기서 문득 지금까지 경매사를 통해 거래된 스니커즈 중 가장 비싼 낙찰가를 자랑하는 스니커즈가 어떤 것이 있었는지 알고 싶어졌다. 1. 칸예 웨스트 나이키 에어 이지 샘플예상과 달리 가장 높은 가격에 낙찰된 스니커즈는 마이클 조던의 에어 조던이 아닌 바로 칸예 웨스트의 에어 이지의 샘플 모델이다. 낙찰 가격은 약 180만 달러로 (한화 약 22억 원) 현재 프라이빗 세일에서 가장 비싼 스니커즈로 기네스에 기록이 되었다.해당 모델은 지난 2008년 칸예 웨스트가 그래미 어워즈의 무대 위에서 착용한 모델로 정식 발매된 에어 이지 1의 세 가지 컬러와는 다른 블랙 컬러를 지니고 있다.해당 경매의 낙찰자는 전 NFL 선수 제롬으로 그가 설립한 스니커즈 투자 앱인 Rares의 분할 투자 상품으로 낙찰받은 에어 이지 1 샘플을 상품으로 등록했다. 2. 마이클 조던 에어 쉽 1984년 서명 모델에어 쉽은 마이클 조던이 에어 조던 1을 신기 전 착용했던 모델로 에어 조던 1 브레드(밴드)의 마케팅으로 활용했던 NBA가 금지한 신발은 사실 에어 쉽의 브레드 컬러웨이였다.해당 모델은 넷플릭스를 통해 방영되었던 마이클 조던의 다큐멘터리 ‘마이클 조던 - 더 라스트 댄스’로 인하여 마이클 조던에 대한 관심이 다시 살아났던 2021년 8월에 진행된 경매를 통해 약 147만 달러(한화 약 18억 원)의 금액에 낙찰되었던 모델이다. 1984년 마이클 조던이 경기에서 실제로 신었던 모델로 측면에는 마이클 조던의 신인 시절 서명이 적혀 있다. 3. 마이클 조던 에어 조던 1 시카고 1985년 착용 모델에어 조던 1을 상징하는 컬러 시카고 컬러웨이가 세 번째 순위를 차지했다.이 모델은 약 61만 5천 달러 (한화 약 7억 5천만 원)에 낙찰된 모델로 1985년 마이클 조던이 이탈리아에서 나이키의 스폰서쉽으로 열린 경기에서 착용한 모델이다.수많은 마이클 조던이 착용한 에어 조던 1 시카고 중에서 이 모델이 7억이 넘는 가치를 지닌 이유는 바로 이 모델을 착용한 경기 때문이다.마이클 조던은 해당 경기에서 30점의 득점을 올리면서 농구 골대를 박살내버렸고 실제로 그 일화를 소재로 만든 모델이 에어 조던 1 하이 섀터드 백보드이다. 이 시카고 모델의 왼쪽 신발 아웃솔에는 해당 경기에서 부숴진 백보드의 파편이 박혀있어 역사를 그대로 담고 있는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4. 마이클 조던 에어 조던 1 시카고 플레이어 샘플 모델연이어 에어 조던 1 시카고 모델이지만 이번 모델은 플레이어 샘플 모델이다.해당 모델은 56만 달러 (한화 약 6억 8천만 원)에 낙찰된 모델로 독특하게 신발 내부에 “850204 TYPS”라고 적혀있는 것이 특징이다. 850204는 샘플이 1985년 2월에서 4월 사이에 제작된 것을 의미하고 TYPS는 신발을 제작한 한국의 동양고무산업의 약자 TS와 플레이어 샘플의 약자 PS를 합친 단어라고 한다.플레이어 샘플이기 때문에 실제 리테일로 판매된 1985년 에어 조던 1 시카고와 차이점이 몇가지 있다.샘플은 신발끈의 색이 빨간색 ? 리테일 모델은 흰색과 검은색갑피의 가죽의 질감이 다름발목의 높이가 샘플이 더 높음 그리고 가장 큰 차이는 마이클 조던의 서명이 있다는 것. 5. 나이키 문 슈 (1972)코르테즈가 떠오르기도 하고 와플 레이서가 떠오르기도 하는 이 모델은 나이키의 공동 설립자 빌 바우어만이 아내가 와플을 만들기 위해 구비한 와플용 틀에 영감을 얻어 아웃솔 몰드를 제작하고 적용한 모델이다. 1972년 올림픽 트라이얼에서 처음 공개되었으며, 당시의 대부분의 러닝화보다 우수한 그립과 쿠션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은 모델입니다. 경매에 출품된 모델은 오직 12족만 남은 문 슈 중 유일한 새제품 상태로 보관중인 모델이였고 낙찰가는 약 43만 7천 달러 (한화 약 5억 3600만 원)의 가격에 판매되었다.신기하게도 네 번째의 에어 조던 1 시카고 플레이어 샘플 모델과 문 슈는 모두 Shoezeum이라는 신발 박물관을 운영하는 조던 겔러의 소장품이였으며, 낙찰자는 캐나다 토론토에서 Dare to Dream Automobile Museum에서 추가로 낙찰받은 다른 99족의 스니커즈를 전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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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 vs 무신사 과연…?
저번주 정가품 Basic에 관한 글을 쓰자마자… 검수 플랫폼 양대산맥…(사실 둘 밖에 없지…)에서 물러날 수 없는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둘은 같은 제품에 대해 다른 답을 내놓았고, 이것은 둘 중 하나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과연 누구의 말이 맞을까? 의류 정가품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그들이 내새웠던 증거를 한번 다시한번 천천히 살펴보며 의견을 나눠보자 과연 이 싸움의 끝은 누구의 승리로 끝날까…? 여기서 Kream vs 솔드아웃으로 오인하는 경우는 없기를…물론…비슷한 일례의 사건이 있는 것으로 알긴 알지만… 첫번째 : 전쟁의 시작한 소비자가 무신사 부티크에서 산 제품을 크림에 팔았고, 크림은 가품 판정을 내렸다. 크림은 몇몇가지 디테일이 다르다며 가품 소견을 내렸고, 크림에서 구매하지 않은 제품도 ‘무상 검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초강수를 두었다. 폰트 같은 것들은… 그들의 영역이기에 어처구니 없었던 것을 먼저 살펴 보자면. 이 두가지가 아닐까 싶다. 가품의 사유가 옷핀과 지퍼의 모양과 형태라니… 옷에서는 가품의 디테일을 찾을 수가 없는 것일까? 동대문에 내가 만들고 싶은 옷을 가져가면 동일한 형태로 옷을 만들어주는 ‘서비스’(?)가 있다고 한다. 하물며 중국에서 만들어지는 대부분의 가품들은 더 엄청난 퀄리티로 옷을 만들어 내겠지? 결국 정품의 옷과 가품의 옷은 별 차이가 없다는 것 이려나… 크림이 내새운 증거들은 바코드 라벨, 실리콘 라벨, 케어 라벨, 폴리백 폰트, 지퍼 형태, 옷핀 형태, 브랜드 택, 메인 라벨 8가지가 전부이다. 왜 옷에서는 아무런 증거를 내새우지 못했던 것일까…? 두번째 : 무신사의 칼무신사 뉴스룸에서 ‘무신사 부티크에서 판매된 ‘에센셜’ 상품에 대한 네이버 크림의 근거없는 가품 판정과 관련해 알려 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입장 정리문을 발표했다. 여기서 재밌는 점은 증거들을 나열하기 이전에… ‘상품에 대한 정·가품 판정은 상표법상 브랜드 제조사의 고유 권한입니다.’ 이라는 문구를 써넣었다는 것… 같은 엄마를 둔 형제 솔드아웃을 내쳐버리는 말이 아닐까….? 우선 솔드아웃의 입장문을 보면 1. 우리는 PACSUN 에서 산거야.2. 크림이 가품이라고 말한 것 너네도 통과 시켰던데…?3. 다른 곳에 물어봤는데 정품이래로 정리할 수 있다. 여기서 완벽하게 무신사의 승리를 불렀던 이들도 있지만, 몇 가지 맹점들이 있긴 했다. 1번부터 보면.무신사는 팍선의 영수증을 첨부했고, 팍선에 문의를 했다. “Hello. I bought these items on PACSUN are these authentic?” 이라는 멘트로… 아니 판매처에 물어보면 무조건 정품이라고 하지… 당연한걸 왜 물어봐… 팍선에서 샀다는 증거를 조금 더 자세하게 제시해 주어야 할 것 같은데. 저 영수증에는 주소도, 수량도 아무것도 나와있지 않다. 무신사가 모든 것을 끝내려면, 정확한 제품의 입수 경로를 명명백백하게 밝히면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다. 팍선 탭이 달려있다고, 팍선에서 산 것을 증명할 수는 없다. 2번 솔직히 이부분은 좀 멋있긴했다. 모든 개체를 구해서 비교했고, 크림탭이 달린 제품들도 구해서 너네도 틀렸다는 것을 증거로 내밀었다. 하지만 이후 있던 크림의 반문에서 모든 것이 깨지긴했다만… 3번. 무신사에서는 명감원과 해외의 온라인 감정 업체 “Legit Check By Ch” 두 곳에 사실을 확인했다고 했다. 명감원의 최종 결과는 감정 불가… (????) 이것은 부디 내가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길…. 감정 결과를 정품 가품으로 내려주지 않은 소견서를 내놓을 줄이야. Legit Check By Ch ? 솔직히 그렇게 공신력있는 곳이라고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몇 번 올드 제품에 대해서 감정을 맡겨 보았을 때, 감정 불가 혹은 번복되는 경우들도 보았고… 결국엔 두 사람이 사진으로 보고 판결하는 것이기 때문에, 직접 실물로 보고 판단할 수 있는 사람들과는 전혀 별개의 검수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두 업체의 감정은 결국 소견서일 뿐이고 무신사가 두 업체를 증거로 내밀었다면, 앞으로 두 업체가 가품이라고 하는 것들은 절대 반박할 수 없는 자충수를 둔 셈이다. 그리고 솔드아웃에는 왜 안물어봤어? 세번째. 크림의 칼크림이 두번째 입장문을 내놓았다. 더 치밀하게. 간략하게 정리해보면1. 응 아니야~2. 우리도 물어봤어~ (우리랑 협약 맺은) + (너네가 말한곳)3. 팍선탭도 가품 나와~로 볼 수 있다.1번을 보면 무신사의 반격글 2번 증거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대목이다. 너네 시즌 구별은 하고 말하는 거니..? 라고 말하는 것 같은데… 확실히… 엄청난 물량이 쏟아지는 곳이기에 대단한 증거 아카이빙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것 같다. 2번. 크림은 중국의 NICE 와 SNKRDUNK에 물어보았다. NICE는 애초부터 크림과 모종의 관계가 있었고… 스니커덩크는 네이버 크림이 지분 15%를 차지하고 있는 일본 최대 운동화 리셀 플랫폼이다. 주주가 말하면야 뭐 결과정도는 내어줄수 있지. 이건 너무 음모론이기도 하고, 다음으로 재밌었던 것은 크림도 “Legit Check By Ch”에 물어보았다는 점 아닐까? 그리고 둘은 같은 플랫폼에서 서로 정반대의 결과를 가지고 왔다. 이걸 믿어야 하는가? 심지어 소견서 내용도 써주셨던데… Legit Check By Ch… 너무하다. 3번. 이건 너무 자명한 것 같다. 에센셜 제품의 정식 유통처가 몇 없으면 당연히 가품도 신뢰성을 가지기 위해 정식 유통처의 탭을 카피한다. 일례로 한국에만 나오는 몇 스니커즈들은 해외에서도 나코탭을 달고 가품이 유통된다. (ex. 카시나 덩크, 에어조던 3 서울) 따라서 택의 유무로 공식 유통처에서 제품이 유통되었다는 부분을 증명할 수 없으며, 택의 재질, 폰트의 차이를 활용하여 정가품의 판정 기준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라는 크림의 말이 자명하지… 이후 예상 행보는? 둘의 자존심 싸움은 어디서 끝날지 모른다. 그냥 흐지부지 될 가능성도 농후하고, 물론 어떤 싸움이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훨씬 어렵다. 어떤 증거를 내밀어도 믿어주지 않을 테니 말이지… 워낙 검수 플랫폼의 프로세스가 베일에 쌓여 있기 때문에, 누구의 말도 쉽게 믿을 수는 없는 것 같다. 무신사가 크게 한번 휘둘러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기도 하고…. 하지만 지금 아직은 무신사가 너무 불리하다. 추후 결과가 나오면 또 한번 글을 써보도록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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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독이 아름다운 이유
4월 15일 THE KOREAN ZOMBIE 정찬성의 아름다운 타이틀 도전이 패배로 막을 내렸다. 경기 이전부터 패배를 점쳐왔지만, 국내외 팬들의 마음엔 언더독 입장인 좀비의 승리를 은근 기대하는 의견도 있었던 것 같다. 결과는 패배였고 쓰라렸다. 은퇴를 시사하는 듯한 인터뷰를 남겼지만, UFC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아무도 그가 은퇴하기를 바라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고? 재미없어지니까. 도전하지 않는 스포츠는 재미가 없다. 이변도 없을 것이고, 레스터 시티가 2015년 프리미어리그를 우승했던 아름다운 동화 같은 스토리도 없을 것이다. 스포츠에 국한된 이야기일까? 볼카의 완벽한 경기력과 아름다운 패배를 했던 정찬성의 경기에서 스니커씬도 저러지 않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완벽한 시장점유율의 나이키 그리고 그에 대항하는 아름다운 언더독들. 언더독이 있어야 시장은 재미있다. 다만 좀비처럼 본인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준다면 경기장 어디선가 들려오는 연호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혹은 다시 챔피언에 도전해 자리를 빼앗을지도 모르지. 오늘은 굳건한 탑독 나이키에 도전하는 여러 언더독 브랜드들의 스니커즈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이 스니커즈들이 언젠가 나이키의 자리를 빼앗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안고. 철저한 내 주관에 기대어 써지는 글이니 너무 비판은 말아주라. ㅜ 아디다스아니 요즘 아디다스를 보고 있으면 애잔한 감정이 먼저 드는 것 같다. 아디다스 오리지널 라인에 열광하던 때가 있었고, 이지 브랜드가 하입의 대명사였던 시절이 있었는데 언제 이렇게 추락한거지? 만년 2등이었던 스포츠 브랜드 순위도 요즘은 뉴발란스에 자리를 내어주며 브랜드가 쇠퇴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단순히 스니커즈 씬에 국한된 이야기이므로 가볍게 넘어가자.) 하지만 아디다스가 가져온 1990년대의 클래식 보드화 ADIMATIC은 시장에서 괜찮은 반응을 이끌어내며, 아디다스에도 헤리티지 라인이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상기시켜주고 있다. 더 이상 나이키 덩크를 보드화로 신는 사람이 없듯이 1990년대 보드화로 제작됐던 아디메틱 또한 2022년대 훌륭한 라이프스타일화로서의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뭉툭한 실루엣에 어울리는 두꺼운 끈은 그 시절 우동 끈이 생각나는 듯해서 반갑기도 하다. 그리고 이지 브랜드에서 꺼낸 YEEZY BOOST 350 “터틀 도브” 리스탁 카드는 꺼져가는 이지의 하입에 다시금 긴장감을 줄 것 같다. 물론 다시 나올지 안 나올지는 기다려봐야 알겠지만 말이지. 지금까지 절대로 안 내주던 녀석들의 리스탁 소식이 전해진다는 것은 브랜드에 위기감이 어느 정도 엄습하고 있다는 뜻 아닐까? 과연 모두에게 이지를 신겨주고도 브랜드 하입을 유지할 수 있을까? 뉴발란스요즘 좋은 폼을 보여주고 있는 몇 안 되는 브랜드 중 하나인 것 같다.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로 정면 돌파하면서 씬에서 인정받는 뉴발란스는 요즘 협업부터 일반 GR까지 뭐하다 빼놓지 않고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나이키의 자리를 위협하는 유일무이한 대항마가 아닐까? 물론 브랜드 파워가 그 정도까지는 아닌 것 같지만 충분히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한 방, 두 방 멋지게 꽂아 넣다 보면 언젠가 KO도 낼 수 있을 것 같다. 327, XC-72, 237 멋진 GR 제품들을 내놓았지만, 난 이처럼 아름다운 GR 제품을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처음에 보고 ‘PROTECTION’ 이라는 브랜드가 있는 줄 알았으니까. 2021년 7월에 출시된 세 가지 PROTECTION PACK 제품들은 초창기에는 그리 주목받지 못했으나, 점점 입소문을 타더니 대중들이 2002R 제품에 관심을 가지게 했다. 이후 나오는 다른 2002R 제품들도 이 제품 덕택에 연이어 매진되고 있는 상황. 물론 최근 리스탁으로 시장 가격은 안정되고 있지만, 이 제품 신고 나가면 안 이쁘다고 하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 협업 제품이 아니라 브랜드에서 나온 일반 제품이 이 정도 퀄리티로 나올 수 있는 브랜드는 정말로 몇 없을 것 같다. 최근 폼 좋은 뉴발란스를 한 제품으로 설명할 수 있다면 아마 이 제품이 아닐까? 그리고 최고의 헤리티지를 보여주고 있는 뉴발란스의 900대 시리즈…3년 전 990을 광고할 때 사용했던 “Worn by supermodels in London and dads in Ohio” 라는 카피가 지금 뉴발란스의 현 상황을 가장 잘 말해주는 것 같다. 아빠들이 신던 dad shoe를 슈퍼 모델들이 신고 다니는 스니커즈로 만든 뉴발란스. 992의 귀환에 다른 99x 제품들의 하입이 올라간 것 같지만. 이는 절대로 우연이 아닐 것이다. 992가 돌아왔다에서 그치지 않고 다른 99x 시리즈에 협업 제품들을 끼워 넣으며 시선을 돌리게 만든 뉴발란스의 마케팅 능력이 빛을 발한 순간 아닐까? 헤리티지부터 디자인까지 뭐하나 놓치지 않는 뉴발란스의 대표 스니커즈로 최고의 언더독 스니커즈가 아닐까? 아식스“아식스 한번 신으면 다른 신발 못 신는다.”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동양인에게 가장 잘 맞는 스니커즈를 만드는 브랜드 아식스는 이제 더 이상 편안하기만 한 엄마의 신발이 아니다. 그 옛날 나이키가 블루리본 스포츠였을 시절 오니츠카 타이거의 커세어가 나이키의 대표 모델 코르테즈로 탄생한 것은 너무나도 유명한 이야기일 정도로 충분히 아식스에도 헤리티지가 존재한다. 협업을 진행했던 키코가 이제는 파트너십을 체결해, 디자인 큐레이션을 도맡아 하며 도발적인 스니커즈들을 씬에 지속적으로 던지고 있다. 젤버즈의 대란은 아직도 잊지 못한다. 아니 무슨 러너가 이렇게 가격이 올라…? 라고 했지만 인스타그램에서 키코의 젤버즈를 신은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난 신알못이야…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키코도 키코지만 아식스가 국내 디자인 레이블에도 굉장히 많은 관심을 가지고 제품들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아식스의 하입을 제대로 알린 IAB STUDIO x Asics 젤 벤처 6는 출시 당시 보다 지금 더 주목받는 느낌이다. 그리고 최근엔 기리보이의 I4P와도 젤 1130 제품을 전개하는데, 이 또한 지금 패션씬에서 엄청난 주목을 받으며 불티나게 팔려 나가고 있다. 비단 기리보이의 덕분만이 아닌, 아식스가 보여주는 러너 스타일이 충분히 패션에서 먹힌 다는 것 아닐까? 푸마이렇게 꾸준한 브랜드가 있을까 싶다. 탄탄한 내구성과 뛰어난 접지력 그리고 스트릿 댄스, 스케이트 보딩, 힙합을 아우르는 서브컬쳐 전반에 퍼져있는 푸마의 아이덴티티는 스웨이드 모델로 대표된다. 세상에 나온 지 50여 년이 지났지만, 간결한 로고와 단순하면서 편한 스니커즈는 클래식은 시간이 지나도 영원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물론 지금 씬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지만, 언젠가 분명히 그 위상이 돌아올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스웨이드 라인은 꾸준하게 뽑아내면서 푸마가 보여주려는 또 다른 움직임은 협업이다. 파리 특유의 심플한 감성을 제대로 보여주는 AMI와의 협업을 지속해서 보여주고 있으며, Maison Kitsune라는 요망한 여우와도 협업을 보여주고 씬에 스멀스멀 스며들어오고 있다. 그중 최근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은 국내의 컨템포러리 무드를 가장 잘 표현하는 “ADER ERROR”와 보여줬던 베이더론 두 가지 제품이 아닐까? 진짜 간만에 클래식 말고 푸마가 이 정도구나…라고 느낄 수 있었던 제품인 것 같다. 이전에 전개했던 RS-1 제품보다 뛰어난 디테일과 클래식한 컬러감으로 멋진 한방을 날렸던 것 같다. 리복정말 이렇다 할 리복의 스니커즈는 없지만, 2020년 강혁과 보여줬던 프리미어 로드 모던 화이트 레드 제품의 강렬함은 잊을 수 없다. 리복에서도 이렇게 아름다운 러너가 나올 수 있다니! 깨끗하고 단정한 느낌의 스니커즈들이 주였던 리복에 이런 러너 디자인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을 들개 했던 것 같다.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더욱 큰 반향을 일으켰던 모델로 기억한다. 위에서 말했듯이 그동안 리복의 스니커즈 씬에서의 정체성은 단정하고 깨끗한 CLUB C 모델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클럽C의 범용성은 세간에 널리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2022년 CLUB C 보다 주목받은 두 브랜드가 있었다. 세가지 모델 모두 테니스 코트화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하는데, 디자인의 유사성은 나중에 다루도록 하고… 여튼 이런 깔끔한 레더 스니커즈가 씬에서도 다시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고 한다. 탑독과 언더독으로 이야기 해본 스니커즈 이야기. 그냥 나이키의 독주가 더 이상은 재밌지 않기에 다른 브랜드들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써보았다. 지금 상황에서는 언더독이 탑독에게 멋지게 한방 먹이는 장면을 보기엔 어려워 보이지만. 언젠가 순위가 뒤집히는 날 분명 오늘 소개한 브랜드 중에서 하나가 그 주인공이 아닐까? 빼먹은 브랜드가 있다면 댓글로 달아주길! 언더독은 아름다워야 한다. 그래야 씬이 재밌으니까. PS 찬성이형의 멋진 펀치 또 다시 볼 수 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