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니 덩크가 이모양이지!!
2022-06-26 02:14난공불락 같던 범고래의 리셀가 20만원이 깨져버렸다. 사실 NSW라인으로 일반 매장에 풀리고 또 풀리는 빽포스 같은 제품이었기에…
그동안의 리셀가가 사실상 무의미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범고래가 무한정 나올 것은 아닌 것 같기에…
마지막 리스탁이 언제인지 안다면…? 나중에 큰돈을 벌게 될 수 있는 기회일지도…? 아님 말고. (농담…)
사람들은 더 이상 나이키의 신상 발매소식에 흔들리지 않는다. 수많은 컬러웨이의 덩크들이 쏟아져 내려오지만, 그 중에 내 것이 없음에 아쉬워하지 않게 되었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나이키가 점점 힘을 잃어가는 것이 보인다. 왜 일까? 여러가지 이유로 생각해 보았다.
- 솔직히 많이 했잖아…
크림 기준으로 2022년 6월 30일 발매까지 덩크 로우 제품의 발매 가짓수는 총 107개이다.
물론 GS/PS/TD 그리고 SB 덩크 로우 제품까지 합쳐진 숫자이지만, 실로 엄청난 숫자가 아닐 수 없다.
비슷한 투톤 덩크들의 향연은 사람들을 질리게 만들었고, 더 이상 저 지긋지긋한 덩크 로우에 30만원이 넘는 돈을 쓰지 않아도
어차피 또 비슷한 덩크 제품이 나올 것이라 것을 이미 깨우쳐버렸다.
여기에 덩크 하이 제품까지 그리고 최근 밀고 있는 에어 포스 1 제품들까지 합친다면? 와우
나이키 정말 많이 해먹었다.
다른 브랜드들에 비해서 압도적으로 많은 양의 발매가 이뤄지고 있는 나이키는 이제 조금씩 사람들이 질리기 시작했다.
물론 개중에 Nike Spark Flyknit라는 군계일학 같은 제품도 있긴 했지만, 스니커즈 페이지에서는 여전히 연일 나이키 소식만 쏟아지고 있다.
한마디로 매일 나이키만 보니까 질려버린거지.
더 이상 스우시가 나만의 것이 아닌 만인의 것이 되었기에 흥미를 잃어버리고 있다.
- 트랜드의 변화인가?
최근 아식스, 뉴발란스, 살로몬과 같은 전통 스포츠 러너 브랜드들의 약진이 눈부시다.
전형적인 대디슈즈, 어머니들의 신발로 불렸던 아식스, 뉴발란스의 약진이 특히 눈부신데, 이것은 트랜드의 변화라고 해석해볼 수 있을 것 같다.
갑자기 뛰는 사람이 늘어난 것은 아니고, 나이키의 2년간의 스니커씬 통제과정에서 큰 권력을 누렸던 스니커즈들을 한번 생각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우선 약 2년전 대 덩크 시대를 열었던 스캇 덩크로 시작된 SB덩크들, 범고래로 대표되는 수많은 덩크 시리즈, 그리고 에어 조던 1의 눈부신 나날
거기에 아주 약간의 조던 넘버링 제품들이 그동안 엄청나게 주목받고 시대를 평정해왔었다.
‘뭐… 별거 없네’라고 할 수도 있지만, 진짜 2년동안 길거리에 걸어 다니는 스니커헤드들의 80%이상이 저것들이었다.
2년전 해외에서도 누가 닭이냐 달걀이냐를 두고 논쟁할 만큼 많은 사람들이 두 모델의 차이점을 한 번에 찾아내지 못했었다.
우리야 이제 뭐 척 보면 알 수도 있지만, 일반인의 눈으로 보기엔
저것들이 다 그냥 조던이라는건가? 혹은 요즘 덩크가 유행이라는데 저게 덩크인가보다로 생각했을 것이다.
일반 사람들이 보기에 이미 충분히 유사한 제품들이 2년 동안 쏟아져 나왔는데, 다른 브랜드에 눈이 가는 것이 당연하지.
그리고 조던과 덩크 모두 약간은 쉐입이 둥글둥글하게 생긴 제품으로 분류되기도 하는데,
아식스나 살로몬, 뉴발란스 99x(992말고) 같은 날렵한 쉐입에 이제 눈길이 가는 것으로 볼 수도 있겠다.
굳이 쉐입이 아니더라도 나이키처럼 패턴이 종으로 (위아래로) 집중된 패턴 보다는 횡으로 (앞뒤로) 그려진 패턴들의 스니커즈에 눈길이 가는 것 같다. Ex)강혁 스니커즈
여튼 뭉툭하니 귀여워 보이는 실루엣 보다는 조금 스포티 해보이고 날렵한 스니커즈의 시대가 도래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좀 드네.
코르테즈 x 유니온이 주목 받지 못하는 것에는 실루엣도 분명히 한 몫 했을 것이다.
- 너네 솔직히 착화감 구린 거 알고 있지?
솔직히 나이키가 시장을 선도하는 기술력과 디자인 능력을 가진 것은 인정합니다만… 착화감이 절대로 최고 라고는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일단 아식스 아무거나 한번 신어 보시라니까… 조던이나 덩크나 80년대 개발된 솔 유닛으로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을 것이다.
3번에서도 다뤘던 브랜드들이지만 전형적인 대디슈즈, 어머니들의 스니커즈였던 아식스/살로몬 같은 브랜드들이 왜 이렇게 핫하게 2022년에 떠오르는 것일까?
해외 유명 패션 매체 ‘The Wall Street Journal’에서 그 이유에 대해 말했다.
10년전에는 골든구스 같은 디자이너 스니커즈 브랜드들이 유행했고,
5년전 발렌시아가의 트리플 S를 필두로 여러 브랜드들에서는 각 브랜드의 맛을 살린 시그니처 운동화를 내놓기 시작했다.
그럽게 무겁고 불편했던 트리플 S의 경우 화려함의 극치였고, 멋을 위한 운동화였었다.
그러나 요즘 스니커스씬에서 신선하게 느껴지는 것은 화려하지 않고 진정으로 신는 사람을 위한 기능적인 신발이다.
한마디로 정리해보자면 약 10년여동안의 변화에 소비자들은 신발 본연의 의미에 집중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편안함. 편안한 운동화가 최고다…
그리고 그 운동화들이 어느정도 멋에 집중하기 시작했고 판도는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
사람들은 더 이상 불편하고 이쁜 디자이너 브랜드 혹은 유행하는 브랜드의 신발이 아닌, 심플하면서 편안한 신발을 찾기 시작했다는 것.
어머니 아버지들이 왜 아식스를 많이 신었냐고? 편안하니까. 그리고 요즘은 멋도 있게 나오는걸?
정리
스니커즈 매거진을 운영하는 나도 요즘은 많이 지친다.
사람들은 오죽할까? 나는 하루에 글 하나 두개 올리는 거지만 사람들은 수많은 페이지에서 똑같은 나이키 신발을 매번 보고 있으니 말야.
물론 신상 조던들은 멋지고 헤리티지가 있는 것도 분명하지만…
딱딱하고 불편한 나이키 운동화들이 아무리 레트로라고 달고 나와도 이제는 다 거기서 거기로 보인다.
솔직히 너무 많이 찍어내고… 새로움을 느낄 겨를이 없다…
2022년 시카고의 귀환이 기다려지지 않는 이유랄까?
어차피 보던 놈이겠지
아...
뭐… 시카고는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