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잊혀지기엔 아쉬운 두가지 신발
2021-10-26 23:24gq.com
왜 신발이에요?
이런 질문 들어본 적 없는 스니커 마니아는 없을 것이다. 그러게 왜일까? 당신이 스니커에 빠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돈 때문일 수도 있지, 그리고 쉽게 사람들이 많이 알아준다는 것? 여러 가지 이유가 있고, 필자가 그걸 분석하는 것은 개개인의 취향이기에 불가능하다. 그러나 대부분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은 신발이 가진 스토리에 흥미를 가졌다는 사람들이 많다.
수많은 신발이 계속 쏟아져 나온다. 제조사는 다양한 것에서 영감을 받아 제품을 제작해 내고 우린 제품을 소비한다. 어떤 제품이든, 제품을 소비하는 과정에서 우린 제품에 대한 기억을 가지게 된다. 신발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하다못해 당신이 이 글을 보고 있는 핸드폰도 사는 과정에서 어떠한 기억이 있을 것이다. 24개월 할부? 폰팔이에게 호갱 당한 기억? 그 기억이 우리가 가진 물건에 의미를 부여하게 되어 추억이 된다.(나쁜 기억일 수도?)
신발은 그런 제품 중에서 가장 의미를 부여하기에 좋은 제품이 아닐까 싶다. 신발에는 고유한 스토리 라인이 분명 존재하고, 이해하기에 가장 쉽다. 그럼 옷은? 디자이너 브랜드에서 어떠한 철학을 가지고 내놓는 옷들을 당신은 쉽게 이해할 수 있는가? 적어도 난 아니다.
디자이너들의 철학을 담은 옷을 이해하시는 분도 분명 존재할 것이다. 그러나 나이키, 아디다스, 뉴발란스 등등 스니커즈에 담긴 스토리는 가장 이해하기가 쉽다. 그리고 또 가장 저렴하지. 그래봤자 20만 원 근처 신발일 뿐이니까. 리셀 가를 따져보라고?
브랜드 옷들의 정가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상상 이상으로 사악하다. 티셔츠일 뿐인데 100만 원이 넘는 가격을 보여주는 브랜드는 정말 많다. 물론! 우리도 살수 있다. (음…) 너무 이쁜 티셔츠라서 100만 원의 가치를 당신에게 보여주지만, 합리적이라는 생각은 잘 들지는 않지. 신발은 뭐…눈 감고 한 번 사서 신고 다닐만하다는 거?
여하튼, 정리하면 제조사가 우리에게 주는 신발에 대한 메시지는 어떤 제품보다 가장 간결하고, 직관적이며, 쉽다. 그렇기에 우리의 삶 속에 가장 애착 있는 아이템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 왜 신발일까라는 대답 중 하나는 이 정도로 할 수 있지 않을까? 쉽다는 거?
가장 좋은 건 당신이 좋은 추억을 가진 제품과 신발이 가지고 태어난 의미를 모두 이해하는 제품이 가장 최고라고 할 수 있겠다. 당신에게 가장 의미 있는 신발은 무엇인가? 비싼 신발이 아니어도 좋다. 글을 쓰면서 처음으로 신발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그저 개인의 취향일 뿐이고, 내가 아는 신발 중에서 여러분이 알았으면 하는 신발일 뿐이니,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댓글로 달아달라.
서론이 좀 길었지? 본론은 짧다. 자, 추억은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것이니까, 2021년 이대로 잊히기엔 아쉬운 멋진 스토리를 가진 신발 두 가지를 꼽아보았다.
Air Max 90 “Bacon”
2021년 3월 26일 에어맥스 데이의 메인 아이템으로 나온 제품이다. 사실 별로 당시에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에어 맥스 90 라인 중에서 OG 라인을 빼고 가장 아이코닉 한 제품으로 손꼽히는 제품이다. 2004년 뉴욕에 “Dave’s Quality Mear”이라는 스케이트보드 콘셉트 스토어에서 탄생한 에어 맥스 90 베이컨은 스토어의 내부를 보면 단번에 왜 이런 제품이 탄생했는지 알 수 있다.
가게 입구부터 가슴을 웅장하게 만드는 큰 고깃덩어리부터 매장의 냉동고, 제품 패킹까지 모든 것은 고기를 파는 곳과 동일하지만, 이곳은 스케이트 보딩 숍이었다. 냉동고 안쪽에는 고기 대신 티셔츠가 있었고, 벽에 걸린 것은 소시지가 아닌 스니커즈였다. 가게를 보고 나니 왜 에어 맥스 90 베이컨이 탄생했는지 고개가 끄덕여지지 않는가? 2021년 에어맥스 베이컨의 스페셜 패키지가 왜 이런 식으로 나왔는지도 알겠지? 신었을 때 이쁜 건 둘째치고 가게의 콘셉트를 그대로 신발에 박은 그들의 멋진 협업에 난 이 신발을 항상 최고의 스니커 협업 제품으로 꼽는다.
Nike SB Dunk Low “VX-1000”
유튜브에서 보더들의 영상을 찾아보자. 멋진 보더들의 영상을 보다 보면, 도대체 이건 누가 찍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실제로 보더들을 찍는 카메라맨들은 본인의 보드를 유지하면서 남의 영상을 멋지게 찍어줘야 하는 이중 업무 때문에, 엄청난 실력자들이라는 후문이 있다. 여하튼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찍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조금만 옛날 영상을 본다면, 팔뚝만 한 캠코더를 들고 있는 보더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이 SB 덩크는 당시 보더들의 카메라에 영감을 받아 제작된 모델이다. Sony - VX1000이라는 모델인데, 작은 크기도 크기지만, 한 손으로 들 수 있는 그랩이 있는 것이 특징이라 액티브한 활동을 찍는 카메라맨들에게 가장 사랑받은 제품이라고 한다. 당시 인터페이스를 재현한 디테일이 신발 곳곳에 녹아 있고, 투박한 컬러 조합이지만 필패의 그레이 컬러 조합이라는 특징이 있다. 그리고 국내는 미출시…최고
적어도 내년 중반까지는 덩크의 해라고 할 것 같기는 한데, 여러 콜라보 모델을 제외하고 개인적으로 최고의 덩크 제품이라고 생각한다. 나이키가 보더들을 위한 라인 오렌지 라벨로 이 제품을 넣어 놓은 것만 보아도, 얼마나 이 제품을 심사숙고해서 넣었는지 알 수 있지.
필자가 꼽은 두 가지 신발, 당신에게 물론 와닿지 않을 수도 있다. 만일 당신이 이 두 가지 신발을 모르고 있었고, 이제 좀 알게 되었다면 그걸로 좋다. 당신이 다른 사람에게 소개하고 싶은 2021년에 발매한 신발이 있는가? 너무 유명한 거 말고, 댓글로 써달라. 한번 이야기 나눠보다가 또 글을 쓰게 될지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