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신상은 잊어. 빈티지야
2022-06-12 15:00
남들이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지기 위한 노력은 결코 한정판 신상을 새로 사려는 것으로 결부되지 않는다. 아무리 프라그먼트 x 스캇 x 에어 조던 1을 신어봤자, 함께 당첨된 몇안되는 사람들의 신발이 내 눈에 들어오는 법이다. 수없이 많은 신상이 나오는 요즘… 필자가 생각하는 나만의 것을 가지는 것에는 두가지 방법이 있는데,
첫번째. 만들어 입어… 위에 사카이 트라이퍼그 티셔츠는 필자가 직접 만들어… 멋모르고 장사까지 했던 옷이다. 인스타에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계좌번호주고 프리오더를 했는데. 사업자 같은 개념도 모르고 진행했던 일이라… 나중에 결국 의로우신 분의 신고를 먹고 중단되었던 기억이 있다. 몰랐으니까…봐주도록 하자. 그림도 직접 그리고 옷도 나름 괜찮은 재질로 제작해 받아 보신 분들은 아직까지도 잘입고 있다고 연락이 온다. 또 만들 생각이 없냐고… (없다)
여튼 첫번째 방법은 의류 학과나… 어디 뭐 디자인하신 분이 아니라면 접근 불가능한 영역일 테니 다음으로 넘어가면
두번째. 잊혀진 것을 꺼내 입자.
지금은 아무도 입지 않는 기성복. 빈티지를 입는 것. 물론 위의 사진처럼 80년대 의류 빈티지를 말하는 것은 아니고…(저 정도 소화할 정도라면 남다른 분일 것이라 생각된다.) 우리가 사랑하는 스포츠 브랜드들은 모두 격동의 밀레니엄시대 이전과 이후 모두 수많은 옷을 생산해왔다. 당시에는 너무 과도한 시도라고 보여 잊혔던 옷들이. 요즘에 다시 새롭게 깨어나고 있다. 그리고 생각보다 촌스럽지 않다는게 가장 접근하기 쉬운 점일 것이고… 왠만한 인기템이 아니고서야 나만 입고 있을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기에 나만의 것에 접근하는 가장 좋은 방식이 아닐까?
2006년 패션 인사이트 기사의 한 단락을 보자.
어패럴업계에 빈티지 바람이 불고 있다. 구속되지 않는 자유로움을 표출하는 히피적인 감성, 친환경적인 소비생활을 찾는 사람들의 증가, 빈티지 패션을 쉬크하다고 느끼는 사회적인 인식의 증가, 경기침체로 인한 경제적인 이유 등이 복합되어 파워를 얻은 빈티지 패션은 일시적인 바람처럼 지나갔던 과거의 빈티지 트렌드와 달리 어패럴 마켓에서 꾸준한 점유율을 확보, 자기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지금과 다른게 뭐지? 시대는 돌고 돈다. 2006년 복고댄스가 딱 저 쯤인 것 같은데… 다시 복고 트랜드 아니…이제는 빈티지 트랜드라 부르고 있는 그 바람이 다시 불어오는 게 느껴진다.
물론 패션을 전공하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시대의 흐름, 뭐…디자인적 어쩌고…라고 거창하게 설명할 수 있겠지만, 신발을 좋아하는 우리가 보기에는 이 흐름은 약 2년전 덩크의 태동과 함께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레어 빈티지를 입는 것은 저 당시에도 흔한 일이었겠지만, 잊혀져 있던 아울렛 덩크들을 이만큼 하입으로 만들어 놓은 것은 다 저 형 때문이다. 2020년 스캇 덩크로 세상에 폭탄을 던지고 난 뒤 Complex에서 쓴 기사를 보면 스캇이 얼마나 빈티지 SB 덩크에 진심이었는지 알 수 있다. 전설적인 물건들도 있지만, 생각보다 별거 아닌 모델들도 리스트에 있다는게 놀라울 따름… 다름은 의류
뭐야 기본 NRG 후드 아니야?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빈티지 제품이다… Center Swoosh Hoodie라고 불리는 저 별거 아닌 기본 후드는 스캇이 입고 나타난 뒤, 많은 팬들은 중고 거래 플랫폼을 뒤지기 시작했다. 진짜 저런 별거 아닌 로고 플레이 티셔츠를 좀처럼 내주지 않는 요즘… 볼드하고 레트로한 느낌을 주는 로고 플레이 옷들은 빈티지에서 찾아야 한다. 저런 옷을 먼저 골라 입는 스캇의 눈도 대단한 것 같고…
아 물론 빈티지 제품에 절대 가품이 없지는 않다. 그당시에도 가품이 나왔을 거니와… 위에서 설명한 스캇 센터 스우시 제품의 경우 스캇이 입자마자 가품이 나왔다고 한다.
빈티지를 입는 것에 생각지도 못한 이점이 하나 더 있는데… 옷이 굉장히 튼튼하다. 세월을 버틴 그 시간만큼 애가 단단해진 것은 아니지만… 요즘 나오는 나이키 티셔츠를 생각해보자. 얇디 얇은 재질에 한 두 번만 입으면… 늘어나버리거나 쪼그라드는 티셔츠 퀄리티는 정말 살때마다 화가 난다. 아니면 한단계 비싼 NRG 라인 티셔츠를 사야하는 그 슬픔… 한가지 티셔츠를 아껴서 오래 입고 싶은 것이 불가능한 퀄리티이다 반면 70년대 나이키 티셔츠를 보자.
더러워졌음에도. 늘어나지 않은 넥라인을 보면. 저 옷이 얼마나 튼튼한지 느껴볼수 있다. 빈티지를 좋아해 빈티지 장수가 되어버린 아는 형님에 따르면, 옛날 나이키 빈티지 옷의 봉재 퀄리티는 요즘 명품에 버금가는 수준이라고 한다. 그 당시에는 티셔츠 하나하나 진심으로 만들었다는 뜻이겠지… 그만큼 오래 입을 수 있고, 지금 많이 입어도 멋있게 오래 입을 수 있다는 뜻이겠지.
물론 신발의 경우에는 다르다…물론 지금까지 신을 수 있는 신발들이 있긴 하지만… 멋 내고 나갔다가 밑창이 뜯어져 쪼리처럼 신게 되는 불상사를 맞이할 수도 있으니, 복원 및 케어는 필수!
물론 아메리칸 빈티지 라인을 좋아하시는 분들도 많겠지만. 오늘의 글 타겟은 스포츠웨어 위주로 써졌다. 요즘 주시하고 있는 떠오르는 두가지 빈티지 계정 소개하면서 오늘 글을 마친다.
@ nikemania_vntg
순전히 본인이 입으려고 오래전부터 장터들을 뒤져 만들어온 아카이브라고 한다. 나이키 신발부터 의류까지 뭐하나 맘에 들지 않는 제품이 없으며… 인스타에 올라온 제품들보다 안 올라온 제품이 더 많다고 하니… 꼭 더 커지기 전에 사무실에 들러 사장님과 친해져보자…
@vtg_vaguely
나이키뿐만 아니라 폴로부터 노스페이스까지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을 만나 볼 수 있는 빈티지 샵이다. 이태원에 위치한 매장을 찾아가면… 옷이 너무 많아 고를 수 없는 지경이니… 인스타그램을 잘 읽고 가보도록 하자.
이옷 어디서 산거야? 듣고 싶다면… 빈티지를 입자.
아 참. 요즘 솔드아웃에서 C2C 거래를 위해 마켓이라는 카테고리가 생긴 것 같은데. 여기저기 셀러들에게 영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잘 뒤지다 보면 빈티지 제품들도 보이는 것 같은데. 솔드아웃 놀고 있지 않았구나? 검수는 해주는거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