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과 암
2021-10-12 23:18스니커즈 리셀 플랫폼의 등장은 우리의 스니커 생활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여러 업체들이 존재했고, 이미 사라진 업체도 있다. 철저하게 소비자, 이용자 입장에서 바라본 업체의 명과 암을 다뤄보았다. 우선 먼저 플랫폼을 짧게 정리하고 시작해 보자.
아웃오브스탁
한국 중개 플랫폼의 시조새 같은 업체. 가장 먼저 시작했고, (말은 많지만) 리셀 시장 때문에 업체가 생겨날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해준 업체다. 하지만 주식 시장을 반영한 듯한 인터페이스와 UI는 첫 이용자들에게 너무나 불편했다. 지금이야 어떤 의미인지 알지만, 당시 체결, 입찰, 등등 주식용어는 너무 어려웠다.
초기 유튜브에서의 야릇한 언박싱 영상은 정말 최악이 아니었나 싶다. 조회수는 …괜찮았던 것으로 기억하나. 롯데 투자 이후 인스타그램의 줄 서봐 영 이벤트는 기억에 남을 정도로 괜찮았던 것 같다. 또한 영등포 롯데백화점의 오프라인 스토어는 생각보다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보인다. 방문객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객단가가 어느 정도일지는…음..
현재까지 가품 통과율이 0%라고 한다. 음…현재 시장에서는 의미 있는 수치이지만, 거래량 측면에서 이 수치는 의미가 없어 보인다. 가장 빠르게 해외 업체들과 손잡고 검수에 퀄리티를 높이고 있으며, 롯데와의 제휴? 협업으로 몸집이 커져가는 것 같다. 최근 CEO와 관련해 일련의 해프닝이 있는 것으로 보이며 아직까지는 소소하게 제자리걸음 중인 것으로 보인다.
FROG
사실 필자는 당시 프로그에 호감을 가지고 바라보는 애청자였다. 맞다 애청자였다. 이용은 한번 해보았고, 국내에서 가장 이름있는 검수자 코비진스를 대리고 있는 업체이다. 디자인팀의 브랜딩 디자인이 가장 눈에 띄며, 정하윤 대표의 입담과 센스는 초기 시장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는데 큰 재능이었다.
정대표를 필두로 한 다양한 이벤트와 유튜브 영상 덕에 이용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요즘 드는 생각은 프로그가 스니커즈 플랫폼이 아닌 정 대표님을 위한 업체가 된듯한 모습,,,? 한 명의 셀럽이 탄생했고, 거기에서 끝인듯한 모습이다. 스니커즈 아티스트 루디님을 영입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 건지는…잘 모르겠다.
XXBLUE
없어지기 전까지는 가장 많이 이용했던 것 같다. 거래량이 적어서…빠르긴 했거든. 스트릿 웨어 검수를 가장 먼저 시작했고, 생각보다 괜찮게 운영되었던 것 같다. 거래 수수료 0%의 치킨게임이 시작되었고, 각종 회사의 투자 속에 가장 많이 흔들린 업체이기도 하다.
여러 회사의 가품 이슈가 터지던 당시 가장 비싼 제품으로 이슈가 터졌던 과거가 있다. 이후 석연치 않은 해명과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지만, 드롭존, 당일 검수 등 소비자 친화적인 이벤트들을 발 빠르게 보여주며, 괜찮은 모습을 보여줬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작은 회사의 한계였을까…? 아쉬운 업체 중 하나이다.
최근엔 서울옥션의 손자 회사답게 아트 쪽으로 진출을 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NFT라니… 과연 이번엔 어떨까?
KREAM
가장 이슈가 많고 할 이야기가 많은 곳이다. 스니커즈에 아주 일말의 관심이라도 있다면, 이 업체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앞선 3개 회사는 모르는 사람이 정말 많았다. 하지만 크림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독점이나 다름없는 거래량을 보여주고 있고, 최근엔 스토리지 서비스까지 오픈하며 점점 더 리셀의 마력에 우리를 스며들게 하고 있다.
아마 국내가 어느 정도 자리 잡은 지금, 곧 크림은 해외 진출을 도모할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의 손자 회사답게 그들의 인터페이스/UI는 엄청나고, 인스타그램과 같은 룩북 콘텐츠는 대단하다고 밖에 생각이 안 든다. 도대체 몇 명이 일하는지 모르겠지만… 한국에서 글로벌 중개 업체가 탄생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일단 라인 중심의 국가 일본이나 동남아 쪽이 아닐까?
SOLDOUT
현존하는 업체 중에서 크림을 위협할 수 있는 유일한 이인자다. 다양한 이벤트와 포인트 정책은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검수가 밀린다는 이슈가 있긴 하지만, 아마 늘어난 검수량에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는 중 아닐까? 공격적인 이벤트와 혜택은 소비자들에게는 오히려 좋다. 최근 검수팀은 공개채용하며 하드웨어를 탄탄하게 하려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인다. 조금만 더 커져서 크림과 의미 있는 경쟁을 계속해 주길 이용자들은 바란다.
정리
거래량으로 보나 이슈로 보나, 지금은 KREAM 전성시대인 것이 확실하다. 네이버의. (정확하게 말하면 네이버 SNOW의) 마르지 않을 투자는 앞으로도 KREAM의 독주에 연료를 넣어줄 것이 분명하다. 유일한 대항마 솔드아웃이 어느 정도 해줄 수 있을지 궁금할 따름. 아마 다른 서비스를 기획해서 크림의 빈 곳을 파고들지 않을까?
솔드아웃이 최근 오픈한 케어 서비스도 괜찮은 반응을 얻고 있는데, 크림의 김슬기 소장 이름이 박힌 스니커즈 케어 업체 “OFFSTAIN”이 최근 모습을 드러냈다. 음…크림과 전혀 다른 회사일까? 여하튼 다른 업체에서 기발한 아이디어로 승부한다면, 크림은 상황을 보다가 후발주자로 들어갈 여력이 있다. 그리고 잘하겠지? 여러 업체들은 제발 크림이 우리 영역은 안 건드려줬으면 하는 마음 아닐까?
업체 정리는 이 정도로 하고, 업체의 등장으로 발생한 명과 암에 대해서 한번 알아보자. 밑의 이야기에 나오는 업체는 KREAM으로 생각해도 무방하다. 가장 크고 압도적이니… 명암을 번갈아가면서 써보겠다. 순서나 주제는 아무 상관 없으니 편견 없이 봐주길!
명
스니커즈 시장이 대중화되었다. 굳이 업체 때문은 아니지만, 이전 글에서 썼던 말과 같이, 이제 사람들은 웃돈을 주고 신발을 사는 것에 익숙해졌다. 소비자는 이해했고, 돈이 흘러들어온다. 신발을 사랑하는 사람이 조금 더 많아졌고, 커뮤니티도 활성화되었다. 사람들은 신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고, 신발을 사랑하는 나 같은 사람 입장에 선 사람들과 대화 거리가 늘어난 것이 느껴진다.
암
보는 눈이 높아졌다. 이전 네이버 카페를 통한 거래나 중고 거래 사이트를 통한 리셀은 적당한 퀄리티 이슈 정도는 서로에게 눈 감고 넘어갈 수 있는 거래의 영역이었다. 하지만 검수 업체에서 통하는 검수 기준은 우리의 퀄리티 기준을 높여 놓았다. 아니면 나이키가 퀄리티 컨트롤을 이 정도로 못하는 것일까…? 각종 카페는 검수 보류에 걸렸는데 이걸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라는 질문이 게시판을 빼곡하게 채우고 있다. 그냥 살만한데…
명
판매자 입장에선 편안한 판매가 가능해졌다. 여러 카페에서 통용되는 여러 컷의 신발 사진, 네임텍, 네고 불가 같은 글을 쓸 필요가 없어졌다. 적당히 걸어두고 눈치 보다가 판매하기 버튼을 누르면 된다. 대신 1000원 비딩 싸움은 좀 열받긴 하지만, 뭐…그게 업체와 구매자가 바라는 점이기도 하니… 여하튼 판매는 정말 편해졌으니… 맞지?
암
확실한 용돈벌이 수단이 되어버렸다. 쉬운 판매와 구매는 대량 매입이 가능해졌고, 어느 정도 시세 조장도 가능한 시장이 되었다. 이건 명일 수도 있으려나? 돈 버는 것은 좋은 것일 수도 있으니. 그럼 조금 틀어서 너도 나도 용돈벌이하는 바람에 신발을 더욱 정가에 사기 힘들어졌다. 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다. 전 국민의 용돈벌이 재테크 수단으로 변해버린 모습이 조금 씁쓸하기도 하다.
명
정가품 이슈가 없다. 뭐 이슈가 있긴 했지만, ‘내 거가 가품일 수도 있잖아’라는 생각으로 업체를 이용하지는 않는다. 이전 거래의 형태에선 어느 정도 불안감을 안고 거래를 해야 했지만, 지금은 좀 다르다. 영수증을 보여달라고 하거나, 정가품 체크를 글을 써서 물어볼 필요가 없어졌다. 정가품 불안감 해소 차원에서는 정말 최고긴 하다.
암
스니커 시장의 과열은 도덕적인 문제도 낳고 있다. 택배 도난 사건도 있었지? 그리고 뭐 리테일 스토어에서 vip나 업체를 챙기는 일은 원래도 있었던 일이기도 했겠지만, 업체에 판매가 쉬워진 탓에 매장에서도 자체적으로 처리해 이득을 볼 수 있는 구조가 생겨났다. 음…할많하않
명
구하기 어려운 신발들을 찾기 쉬워졌다. 거의 내가 찾는 모든 주요 브랜드의 신발들을 다 찾을 수 있다. 업체가 구매자 판매자를 직접 연결을 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원하는 신발을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누군가 팔고 있는 모습을 확인하면, 너무 반갑다. 물론 사이즈가 비어있어서 못 사는 경우도 많지만, 일단 이름 모를 사이트에서 사는 것보다야 확실하긴 하니까. 신발 찾기가 무진장 쉬워졌다.
암
음…너무 음모론인 것 같아서 다루지 않으려 했지만, 업체의 시장 개입이 두렵기는 하다. 어떤 식으로든 업체가 시장에 쉽게 개입할 수 있는 구조다. 익명 거래를 계속하는 한 어쩔 수 없지만, 익명 거래 때문에 이용하는 사람도 분명 많을 테니, 양날의 검이랄까. 그냥 이건 업체들을 믿고 있을 수밖에…
명
여러 업체들의 경쟁, 그리고 셀러들의 경쟁은 어느 정도 이해 가능한 가격을 우리에게 안내한다. 이 정도 웃돈이면 살만하다…라는 말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거? 때문에 과열되어 비싸지는 경우도 있으려나? 이젠 플랫폼 말고 다른 리셀 판매처가 오히려 플랫폼 눈치를 보고 가격 조정을 하게 된다는 거?
암
음 아묻따 판매는 위험하다. 세금 문제의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다. 일시적인 리셀은 탈세 걱정이 없지만, 계속성 반복성이 성립된다면, 반드시 세금 신고가 필요하다고 한다. 아직까진 정확한 정책이나, 규제가 없지만 대한민국의 세금 체계는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 같다. 이미 이 사업을 지켜보고 있을지도?
Fin
쓰다 보니…생각보다 많이 겹치긴 하지만, 내가 생각할 수 있는 (지금 생각나는) 명과 암은 이 정도 아닐까 싶다. 혹여나 명과 암에 추가할 내용이 있다면, 댓글로 언제든지 써달라. 나중에 글을 쓰고 여러분과 소통하는 원동력이 될 테니까. 마지막으로 이 글을 쓰는 필자는 돈을 어떻게’든’ 버는 것에 반박할 머리가 없다. 적당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으니…
리셀러는 나쁜 것인가? 리셀러의 기준은 무엇인가? 이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역시 댓글로 써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