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정품은 없는 것일까?
2022-05-15 20:36무신사와 크림의 싸움이 끝 난지 얼마되지 않아 스니커즈 씬에 큰 파동을 불러일으킬 만한 사건이 또 터졌다. 저번엔 플랫폼 vs 플랫폼의 싸움이었다면, 이번엔 제조사 vs 플랫폼의 싸움이다. 와 이건 뭐지…?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StockX에서 구매한 제품을 제조사 Nike가 가품이라 판정한 것. 볼만한 싸움이 되겠다. 리셀 플랫폼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던 제조사 측에서 처음으로 플랫폼 서비스에 태클을 걸었다. 표면적으로 나타난 이야기 외의 이야기와 함께, 두 그룹 간의 싸움 한번 정리해 보았다.
아니 왜 니들이 우리 걸로 NFT를 거래해?
첫 시작은 Nike와 StockX사이의 비교적 순조로운 소송이었다. NFT를 통한 상표권 침해에 중점을 두고 있는 소송을 정리해 보자면, Vault NFT를 통해 스니커즈 가치를 리세일 하겠다는 StockX에 Nike가 그들의 상표권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걸었다. Nike 상표를 승인 없이 사용하고 본질적으로 Nike에서 영감을 받은 NFT로 무의식적인 고객에게 사기를 쳤다는 것인데, 이는 나이키가 최근 NFT 기업인 RFTKT(아티팩트)를 인수하며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포석을 둔 것으로 보인다.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독자적이 NFT 시장을 구축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StockX는 NFT를 판매할 모든 권리가 있다고 즉각 성명을 발표했고, 실물이 없는 NFT만을 거래하는 것이 아닌 그들의 창고에 있는 실물을 기반으로 서로 소유권을 사고 파는 거래를 하는 것이라며 별 문제가 없다는 것을 어필했다. Nike의 소송은 Nike 운동화를 기반으로 한 StockX NFT가 공식적인 방식으로 Nike와 연결되었는지 여부에 대해 온라인에서 이미 혼란을 야기하고 있는 것을 주장하고 있다. 왜 니들이 우리 브랜드 NFT를 거래해…? 우리가 만들고 팔건데?
내 의견 : StockX의 NIKE NFT 거래가 정당하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이미 수많은 브랜드가 메타버스를 의식하며 아직 아무런 기능 없는 디지털 토큰을 발행하며 수익을 얻는 단순한 일을 반복한 것이라고 본다. 소유권을 거래한다는 NFT의 방식에 그냥 실물이 창고에 있고, 가치 거래만 하겠다는 뜻인데… 이게 나중에 메타버스 시대에 어떤 식으로 적용될지 설명도 부족하고 의심의 여지가 분명히 있는 것 같다.
근데 너네 정가품은 진짜 볼 줄 아는 거야?
나이키와 StockX의 싸움에 큰 물보라가 들이쳤다. StockX가 가짜 운동화를 판매했다는 수정된 소송을 법원에 제출하며, NFT 거래 뿐만 아니라 StockX의 전체 운영의 합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정품만 거래한다는 사이트에서 가품이 거래되는데, 얘내 NFT 거래도 의심해야 하는 것 아니야? 라며 나이키가 소송을 이기기 위한 또 하나의 칼이었다고 할까? StockX의 비즈니스의 근간은 스니커즈의 정가품에 있으니, 그것을 부정해버리면 StockX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나이키는 2021년 12월부터 StockX에서 ‘검증된’ 신발 4켤레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나이키는 그 제품들을 가품이라 판정했고, StockX가 지금까지 주장하던 ‘100% 검증된 정품만을 거래한다’라는 주장을 거짓이라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해외 매체에서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나이키가 입수한 제품은 Jordan 1 Retro High OG “Patent Bred”로 밝혀졌으며, 사실 발매한지 6개월도 안된 제품인지라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온 것 같다.
내 의견 :
1. 나이키는 도대체 뭘 보고 정가품을 판단했을까? 물론 제조사라 판별할 수 있다고 하지만, 그동안 나이키는 너무 정가품 문제에 대해서 쉬쉬했다. 매년 투자를 거듭하며 정가품을 가리기 위해 노력하는 StockX보다 Nike 직원의 말이 물론 신빙성을 얻긴 하지만, 어떤 식으로 가품을 가려냈는지, 아무 말도 없었던 것이 아쉬웠던 것 같다. 물론 ‘그’ 방식이 공유된다면 가품 제작자에게 이익이 될 것 같지만, 우리는 여전히 Nike가 어떤식으로 정가품을 확인했는지 알 길이 없다.
2. 2개월간 총 네켤레의 가품을 구매했다고 알려졌는데. 이 4개의 가품을 얻기 위해 나이키는 과연 몇 개의 신발을 샀을까? StockX는 검수 프로세스를 위해 수백만 달러를 투자해왔고, 그 결과 99.96%의 정확도를 자랑한다고 말해왔다. 만약 나이키가 4개의 가품을 얻기 위해 1500개의 주문을 했다면, 여전히 그 정확도는 99%라고 말할 수 있긴하니까. 그리고 궁금한 것은 그 제품을 다시 거래했을 때의 결과는…어땠을지도 궁금하다.
아니 니들도 지금까지 잘 쓰다가 왜그래~
나이키의 칼자루에 스탁엑스는 모호한 성명을 발표했다.
정리하면
우리는 고객 보호를 매우 중요시 여기고 있고, 지금까지 위조 제품을 판별하기 위해 수백만 달러를 투자했다. 나이키의 증거는 근거가 없으며, 나이키 브랜드 검수팀이 StockX의 인증 프로그램에 대한 신뢰가 있다. 그리고 나이키 고위 경영진을 포함한 수백명의 나이키 직원들이 스탁엑스를 통해 제품을 거래해왔다. 나이키가 Vault NFTs 프로그램과 관련한 소송에서 패소를 면하기 위해 필사적인 시도를 하고 있으며 지금, 나이키의 주장은 현대 시장에 대한 그들의 이해 부족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더 짧게 정리하면, “근데 너네도 지금까지 썼잖아…” 아닐까? 너무나도 모호한 답변이 아닐 수 없다. 나이키는 가품을 판매했다고 주장했지만, StockX의 성명에선 그 답변을 하나도 들을 수 없었다.
내 생각
StockX의 답변은 너무나도 모호했다. 그리고 무모했다. 작년 초 나이키 부사장 Ann Hebert의 리세일 관여 스캔들이후 나이키 직원들은 리세일 플랫폼 이용에 대해 큰 눈치를 보고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나이키 직원이 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는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고 나이키 역시 이 같은 음모론에 휩싸이지 않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할 것이다. 2019년에 대형 악재였던 StockX 고객정보 데이터 유출 사건이 있었음을 기억하는 우리에게 이번과 같은 공개 성명에서 일하는 곳과 상관없이 고객의 개인 데이터를 참조하는 것은 좋지 않은 판단인 것 같다. 리세일 플랫폼의 가장 큰 장점은 플랫폼이 부여하는 익명성인데. 이것을 자신들이 부정하다니.
정리
우리는 분명히 안다. 100%정품을 걸러낼 수 있는 플랫폼은 없다는 사실. 제조사의 도움이 있지 않는 한 절대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다. 수많은 정품 제조공장이 있는 것과 비례해 전세계에는 수많은 나라에서 각기의 방식으로 가품을 생산해낸다. (물론 몰려있긴하지.) 서로 경쟁을 하며 StockX 거래 인증글을 자랑하는 가품 판매자들을 해외 사이트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플랫폼에 대한 수많은 불만 글들이 네이버 카페, 소셜미디어에서 나오고 있다. ‘StockX에서 가품을 받은 것 같아요.’ 라는 글은 매번 잊을 만하면 나오는데, (국내 플랫폼은…입을 막는다는…흠흠) 이러한 부정적인 의견은 StockX 창립부터 지금까지 존재해왔다. 물론 그것들의 진위를 모두 확인할 방법은 없짐나… 무시하기에는 너무 많은 숫자의 부정적인 글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우리는 또 알고 있는 것이 있지. 글이 올라오지 않은 수백만개의 원할 한 거래가 또 존재한다는 것을.
모든 플랫폼 공통적으로 거래가 이뤄지면 정가품은 믿을 수밖에 없다. 설사 가품이라 생각하더라도, 직접 소명을 해내야한다. (혹은 다른 플랫폼에서 걸리는 경우말고…) 이런 것들을 모아 생각해보면, 결국엔 2차시장에서 거래 할때마다, 우리는 그 물건이 진품이 아닐 수도 있다는 위험을 항상 감수해야한다. 무책임한 말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제조사 외에는 아무도 100%완벽한 판단을 내릴 수 없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지 않은가? (무vs크 사태를 보면 제조사도 믿을 만한 것 같지는…)
정리 – 우리는 알아야한다. 제조사가 아닌 곳에서 일어나는 거래에 100%는 없음을… 플랫폼도 약관을 바꿔준다면 이런 일은 깔끔하게 처리될텐데. 100%말고 100%에 근접한! 이런 것… 그러기엔 너무 없어보이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