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메카즈의 아버지 시미즈 케이조와 니들스 스토리
2022-09-30 11:25"니들이 게맛을 알어?"라는 아재 개그를 던질법한 이름을 가진 브랜드가 있다. (제가 아재라..)
이들은 아메카지의 아버지 시미즈 케이조가 만든 NEEDLES.
앞서 이야기했던 브랜드들은 팔라스를 제외하고는 미국발 브랜드였다. 물론 아시아는 지금도 서양문화를 좋아하고 동경하는 것들이 존재한다.
지금은 K-컬처나 타국가의 패션이 유행하기도 하지만 문화의 본질은 서양에서 넘어온 것들이 다수이다. 그래서 앞으로 몇 주간의 이야기는 아시아 브랜드로 만들어볼까 고민 중이다.
여하튼.
일본이 서양문화를 받아들이고 동경하던 아메리칸 스타일은 투박하고 대게 러프한 스타일이 많았기에 이들은 자신들의 몸에 맞게 또는 스타일에 맞게 변형해서 만들기 시작했다. 그 시초를 만든 것이 바로 시미즈 케이조이다.
일본이 미국과의 전쟁에서 패전하며 미국의 물자들이 쏟아져 들어오던 시절이 있었다.
이는 유복한 유년기를 보내면서 미국풍의 제품이 일본 내에서 대유행하며 관심이 많아졌고, Made in usa 카탈로그를 보게 된다.
그러면서 이의 관심은 증폭되고 국제우편으로 브룩스 브라더스 니트를 사 입는 등 미국 패션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이죠.
그러면서 역시 있어야 가능했던 미국 유학길을 들어서게 되는데 대학을 졸업하고 유니온 스퀘어라는 수입 신발도매회사에 취직했지만 편집샵 운영 중 문을 닫게 될 위기에 놓인다.
이때 사장은 케이조에게 새로운 전략이 있는지 물었고 케이조는 자신이 큰 영감을 받은 아메리칸 캐주얼을 컨셉으로 한 편집샵을 추천한다. 그래서 탄생한 'RED WOOD ' 편집샵은 나이키, 리복, 아디다스 등 운동화도 판매하고, 미국 내에서 최신 유행하는 챔피온, 리바이스, 워크웨어류 미국산 부츠를 발굴하며 인지도가 상승한다.
지금의 ABC마트나 카시나 등의 편집샵의 운영 체계와 비슷한 듯하다.
그러면서 레드우드는 요지야마모토, 쿠마가이 토키오 등 당시 탑티어 디자이너들이 애용하는 샵이 되었고, 이때 스즈키 다이키와 만나게 된다.
그리고 늘 그렇듯 뜻이 맞는 친구를 만나면 뭐다? 새로운 사업 런칭이다.
1988년 다이키와 함께 NEPENTHES/네펜데스를 만들게 된다.
그렇게 시작된 사업이지만 금전적으로 부족했기에 일본에 본사 오피스를 만들고
미국 현지에 있는 물건들을 일본으로 보내 판매하는 시스템으로 회사를 운영했다.
지금이야 너무 흔한 방식이지만 그때 당시에는 꽤나 혁신적인 부분이었다.
그렇게 보스턴을 시작으로 사업은 흥했고 1년에 약 10번 정도를 왕래하며 현지 물건을 보내다 보니 새로운 물건을 찾을 수 없게 된 케이조는 더 이상 판매할 물건을 찾지 못하자 새로운 프로젝트를 제안한다. 물론 다이키에게.
당시 미국에서 떼어오던 물건들은 외투, 상의, 부츠, 운동화 그리고 약간의 청바지가 전부였는데 미국인들에게 맞춰진 의류들은 사실상 키가 작고 마른 일본인들이 입기엔 무리가 있었다. 이에 케이조와 스즈키 다이키는 직접 바지를 만들기로 하며, 'HOGGS '라는 브랜드를 만들게 된다. 하지만 이는 오래가지 못했고 상표권 분쟁이 생기며 사업을 접어야하는 상황까지 놓였지만 케이조의 제품을 미국으로 보내버린다. 다이키는 이때 미국에 있었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면서 케이조는 일본산 작물의 위대함을 알리고자 바늘을 모티브로 한 Needles를 런칭하게 된다. 드디어.
하지만 첫 시작은 블레이저와 바지 등을 출시, 다양한 아티스트들의 스타일에서 영감을 받은 의류 브랜드였다. 이 시기에 미국에 있던 다이키의 연락이 왔다. "미국에서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어보고 싶다"라는 말에 흔쾌히 승낙한다.
그것이 바로 지금 우리나라에서 사랑받고 있는 엔지니어드 가먼츠이다.
여하튼.
이후 영화 빠삐용을 보다 나비 문신에서 영감을 받은 케이조는 이를 포인트로 한 컬렉션을 만들었고 이것이 현재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니들스의 상징과도 같아졌다.
그리고 우디 앨런, 제임스 테일러, 히피 문화 등을 영감받아 성장하게 되는데 여기에서 나오는 또 하나의 트레이드 마크 '모헤어 '였다.
꼰대 문화가 싫었던 케이조는 윗세대들에게 저항하는 자세를 가졌는데 자연스럽게 펑크와 히피 문화에 빠졌고 거기서 익숙한 앙고라토끼 재질의 의류를 좋아하게 되었다. 하지만 앙고라의 특성이 털이 심하게 날린다였고 이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염소를 활용한 모헤어를 개발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일본식 아메카지의 시초 벌룬 팬츠는 말해봤자 입만 아픈 수준이다.
이렇게 새로운 스타일을 제시하며 꾸준히 발전한 해외에서도 인지도가 높아지며 콜라보로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된다. 닥터마틴, 반스, 리복, 에이셉라키의 레이블 AWGE 등과 작업하며 아메카지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현재의 니들스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콜렉션, 콜라보 이미지.